여행을 제대로 즐기는 사람이라면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 ‘시장’이다. 시장에 가면 활기차고 분주하며 생동감 있는 삶의 모습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래서 ‘시장 구경’은 여행객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 주기도 한다. 사람 냄새 나는 그곳, 북적거림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스턴 마켓으로 떠나보자.
이스턴 마켓은 워낙 유명한 시장이기 때문에 시장 이름을 딴 지하철 역까지 있다. 이스턴 마켓은 워싱턴 디씨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으로 1871년에 오픈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지역 주민들에게 신선한 식료품들을 제공하는 이곳은 국립 랜드마크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특히, 매주 일요일 마다 열리는 이스턴 마켓의 벼룩 시장은 쏠쏠한 재미를 더한다. 사람들이 직접 집에서 만든 공예품부터 의류, 쓰지 않는 물건들까지…거라지 세일을 한 곳에 모아둔 것 같은 그런 분위기이다.
벼룩 시장을 거쳐 이스턴 마켓 건물로 들어서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이 느껴지는 건물이 나타난다. 건물 앞에서는 거리의 예술가들이 그린 예술 작품들도 판매하고 자신의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과일과 채소를 늘어놓고 판매하기도 한다. 한국의 노점상과 같은 분위기이지만 거의 모든 좌판에서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편리하다고 할 수 있다. 건물 안을 들어서면 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하지만, 시장은 이런 재미로 구경을 가는것이 아닐까? 물건 보는 재미, 사람 구경 하는 재미….이스턴 마켓은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이스턴 마켓내 상점들이 판매하는 제품들은 대부분의 식료품이다. 과일과 야채 부터 빵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베이커리. 유명한 요리를 맛보는 것도 아니고 내 입에 꼭 맞는 음식을 사는 것도 아닌데 사람 냄새 진동하는 시장에 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 이것 저것 물건을 집어 드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스턴 마켓에서 남쪽으로 길을 건너면 오래 묵은 책 냄새가 풍기는 중교 책방인 캐피탈 힐 북스가 나온다. 보기에는 오래된 서점같이 보이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디지털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아날로그 삶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Written by JP